내 삶이 내 것이 아닌 것 같을 때
나는 숨을 쉬는 일마저 버겁다
달려오는 차를 아랑곳하지 않고 길을 건너다
화난 운전자가 창문을 내리고 욕을 해도
멍하게 쳐다보기만 할 뿐이다.
나는 이 낯선 삶에서 길을 잃었다.
애초에 길은 없던 것일지도 모른다.
이제 내게 남아 있는 것이 많지 않고
그것들을 애써 끌어모아도
결국 못난 나 자신일 뿐이다.
익숙한 삶이 무엇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 나의 앞에
능숙하게 솟은 커다란 나무 한 그루
나는 어깨를 잠시 기대어
그 편에 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