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슬픔

작아진다

장초연 2023. 4. 13.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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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오는 날엔 한 사람이 커진다.

우산의 가장자리가, 새로운 경계를 만든다.

그것은 어쩌면 마음의 끄트머리

비는 그 옆으로 흘러내린다.

 

어떤 두 사람은 더 작아진다.

그들은 어깨를 감싸 안고 더 가깝게 걷는다.

때로는 우산 밖으로 몸이 젖어도 추운 줄을 모른다.

점점 그들의 공간은 작아지고, 작아진다.

 

나는 창 밖으로 그 모습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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