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기어코 나를 끊어낸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늘 그랬다. 늘 그래왔다. '네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어.' 너는 자주 말했고 나는 자주 무력했다. 너는 황홀과 불안 모두를 내게 주었다. 황홀과 불안은 아주 구체적으로 나에게 상흔을 남겼다. 지워지지 않는다. 선택된 황홀과 불안, 이 두 가지 내게 있으니 - 폴 베를렌 이 문구로 시작하는 다자이 오사무의 '만년'의 첫 문장은 '나는 죽을 생각이었다.'이다. 나는 어쩔 생각인 걸까. 다자이 오사무는 투신하여 목숨을 끊었다. 기어코, 기어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