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마음이 부끄러워 나의 그림자 뒤에 숨는다. 숨을 수 없다. 그래도 숨어본다. 나의 마음을 쓰는 일은 왜 이렇게나 어려울까. 누구에게나 진심은 그런 걸까. 나는 나의 진심이 적잖이 부끄럽고 애처롭다. 그래서 숨는다. 왜 떳떳하지 못하냐고 타박한다. 내가 나를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어. 나는 작고 작은 나일 뿐이야. 나는 누군가 쳐다보면 여전히 얼굴이 발그랗게 달아오르고, 누군가를 상처 줄까 봐 걱정에 걱정을 얹는 그런 작은 사람이야. 그러고 보니 나는 일곱 살의 나로부터 조금도 자라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 하며 일곱 살의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 그러면 용기가 생길까? 용기는 누가 주어야만 나에게 생기는 걸까? 진심이 부끄러워 그림자 뒤에 숨는 밤은 이토록 길다.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