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 - 기억하는 조각들 2

울면서 - 23년 2월 18일(토)

울면서 깨는 일이 잦아졌다. 울었던 이유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안개처럼 희미하다. 기억이 날듯, 그러다 말듯. 나는 먹먹하게 울다가, 가슴을 치다가, 소리를 지르다가 잠에서 깬다. 잠에서 깨어나 눈을 비비면 말라버린 눈물을 발견한다. 나는 그토록 많이 울었던 유년 시절, 그리고 그토록 울지 않았던 청소년기를 지나 이제는 꿈에서 운다. 몰래 흘려야 하는 눈물이어서 조금 더 슬프다. 위로 받을 수도, 위로 해줄 사람도 없어서 눈물은 금새 마른다. 아니 어쩌면 흘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럼 흐르는 것은 무엇일까. 그저 나의 生이 흐르는 것일 수도 있겠다.

짙은 녹색 - 23년 1월 28일(토)

나는 목을 매달기 위해 단단한 파이프가 천정에 고정된 장소에 서 있었다. 내 옆에는 엄마가 있었다. 내 손에는 하얀 천이 들려 있었다. 이것으로 목을 매는구나, 나는 천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이건 어떠니." 엄마는 짙은 녹색의 천을 내 손에 쥐어주곤, 하얀 천을 가져갔다. "네 아버지가 목을 맬 때 썼던 천이란다." 아버지가 나보다 어릴 무렵 오랜 시간을 보냈던 군복의 그것과 닮은 녹색이다. 나는 끄덕이고는 "이게 좋겠네요."라고 대답했다. 조심스럽게 천을 반으로 접고 접힌 중앙 부분을 턱 밑에서부터 묶어 올렸다. 천은 부드러웠다. 부드럽구나. 죽음도 이렇게 부드러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라선 의자는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흔들했다가 넘어뜨렸다. 언젠가 봤던 영화의 기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