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목을 매달기 위해 단단한 파이프가 천정에 고정된 장소에 서 있었다. 내 옆에는 엄마가 있었다. 내 손에는 하얀 천이 들려 있었다. 이것으로 목을 매는구나, 나는 천을 내려다보았다. 그러자 엄마가 말했다. "이건 어떠니." 엄마는 짙은 녹색의 천을 내 손에 쥐어주곤, 하얀 천을 가져갔다. "네 아버지가 목을 맬 때 썼던 천이란다." 아버지가 나보다 어릴 무렵 오랜 시간을 보냈던 군복의 그것과 닮은 녹색이다. 나는 끄덕이고는 "이게 좋겠네요."라고 대답했다. 조심스럽게 천을 반으로 접고 접힌 중앙 부분을 턱 밑에서부터 묶어 올렸다. 천은 부드러웠다. 부드럽구나. 죽음도 이렇게 부드러우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라선 의자는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한번 흔들했다가 넘어뜨렸다. 언젠가 봤던 영화의 기억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