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슬픔

나는 부끄러워

장초연 2023. 1. 1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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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마음이 부끄러워 나의 그림자 뒤에 숨는다. 숨을 수 없다. 그래도 숨어본다. 나의 마음을 쓰는 일은 왜 이렇게나 어려울까. 누구에게나 진심은 그런 걸까. 나는 나의 진심이 적잖이 부끄럽고 애처롭다. 그래서 숨는다.

 

왜 떳떳하지 못하냐고 타박한다. 내가 나를 손가락질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어. 나는 작고 작은 나일 뿐이야. 나는 누군가 쳐다보면 여전히 얼굴이 발그랗게 달아오르고, 누군가를 상처 줄까 봐 걱정에 걱정을 얹는 그런 작은 사람이야.

 

그러고 보니 나는 일곱 살의 나로부터 조금도 자라지 못한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 하며 일곱 살의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다. 그러면 용기가 생길까? 용기는 누가 주어야만 나에게 생기는 걸까? 진심이 부끄러워 그림자 뒤에 숨는 밤은 이토록 길다. 나는 그림자 뒤에서 이렇게 글만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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